안녕하세요, 시크님들.

오늘은 2018년부터 2024년까지 구매한 에르메스 쿼터백에 대해 소개할게요.

내 일도 아닌데 늘 나를 초흥분 시키는 바로 그것. '남들은 뭘 오퍼 받는가?'에 대해 쓰면 재밌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왜 가끔 글을 읽다 보면 '저건 사지 말지' 할 때도 있고 '와 저걸 패스하다니 야수의 심장을 가진 자다' 할 때도 있잖아요?

이러나저러나 다른 분들의 오퍼 글은 읽으면 전 늘 좀 재밌더라고요, 대리만족도 되고요!

그래도 나름 에르메스 짬밥을 6년 먹었기에 그간 오퍼 받은 가방들이 꽤 됩디다. 그 감정의 롤러코스터를 7년째 타고 있네요. ‘그걸 다 기억해?’라고 물으신다면 예. 제가 변태처럼 다 적어뒀거든요.

지금까지 어떤 버킨, 켈리 오퍼들이 있었고 어떤 것들을 구매, 패스했는지 그 과정들을 거치면서 ‘정말 잘 샀다’ 하는 스펙은 무엇이었으며 ‘그거 살걸!’ 하고 이불킥 한 스펙은 무엇이었는지 속속들이 알려드리도록 하겠습니다!

👜 착용한 상품 미리 보기

2020년 전까지는 상반기와 하반기에 각각 한 개씩, 일 년에 두 개의 쿼터백을 구매할 수 있었어요.

2020년 이후부터 현재까지는 상반기/하반기를 나누지 않고, 일 년에 두 개의 쿼터를 구매할 수 있습니다.

세세한 구매/패스 내용이 궁금하지 않으신 분들은 하이라이트 된 ‘구매 시 꼭 고려하셔야 할 포인트’들만 읽으셔도 좋을 것 같습니다!

체크 된 스펙들은 구매로 이어진 아이들이고, 나머지는 패스한 스펙들입니다.

2018년 상반기

먼저 제가 제 인생 처음으로 오퍼 받았던 에르메스 가방은 켈리 25 로즈아잘레 였습니다.

초심자가 받아들이기엔 좀 너무 핑크였고 당시에 전 ‘블랙 금장 30만 살 거다’라는 귀여운 생각에 잠겨 있었기 때문에 패스했었어요.

같은 날 켈리 32 블랙 금장과 버킨 35 에토프 은장도 오퍼를 받았지만 사이즈가 제 체구에 비해 너무 커서 패스했었습니다.

이후에 오퍼 받은 콘스탄스 24 베르티티엔 금장은 제가 좋아하는 톤이어서 바로 구매했고 이날 구매하고 나서 아무렇지 않다는 듯 매장에서 나왔는데 손이 너무 떨려서 샤넬에 가서 물 얻어 마신 기억이 나네요.

그 후에 첫 버킨으로 골드 금장 30을 오퍼 받았을 땐 기다리던 스펙은 아니었지만, 인기 스펙임을 알았기에 구매했습니다.

2018년 하반기

하반기 시작하자마자 뭐 실적 쌓은 것도 없는데 바로 버킨 블랙 금장 25 오퍼를 받았었어요! 그 당시는 참 쉬웠답니다.

근데 그땐 제가 블랙 금장 30을 너무 원하고 있어서 그랬는지 25가 너무 작아 보여서 패스했었는데 결국 나중에 25도 들이게 되죠.

여기서 시크먼트 격언, 아시죠? 다 순서의 차이다.

그다음 3개는 다른 매장에서 오퍼 받았던 아이들인데 딱히 확 당겼던 스펙도 없었지만, 셀러와의 의리를 지키기 위해 안 산 것도 있었어요.

이후에 그리스티 패스했을때 시크님들한테 엄청 혼났었는데 전 저 스펙은 아직도 후회가 없습니다.

이유는 그때 이미 스오를 그리스 아스팔트로 넣어 뒀던 것도 있지만 개인적으로 그리스티 보다 아스팔트가 더 좋아서 후회가 남지 않는 것 같아요. 그 이후에 오퍼 받았던 베르트 사이프레스와 블루앙크레는 사이즈만 좀 작았으면 너무 사고 싶었는데 그게 아쉬워서 고민하다가 패스했고요. 다행히 그 해가 지나기 전에 그토록 기다리던 블랙 금장 30이 와 줘서 구매했습니다.

2018년에 배운 점

오퍼 받은 스펙이 완벽하게 마음에 들지 않거나 원하는 게 명확히 있다면, 인기 스펙이 아닌 이상 패스하고 기다려라!

기다리면 온다! 느리게.

2019년 상반기

콘스탄스 루즈아쉬는 늘 원했던 컬러이긴 했지만 에버컬러로는 원하던 발색이 아녀서 패스했었어요.

나머지는 전부 제 첫 셀러였던 친구를 따라 이동했던 매장 첫 방문 때에 오퍼 받은 리스트입니다. 오프닝 때 셀러가 아예 아이패드를 쥐여주고 골라라 했었는데 너무 흥분해서 눈앞이 하얘서 제대로 읽어지지도 않더라고요.

결국 저렇게 오퍼들이 왔었고 조금 고민하다가 로즈사쿠라 포쉐트 말했을 땐 이미 나가고 없었어요.

그래서 베르트 베로네 포쉐트랑 버킨 터치 블랙 금장 25랑 두 개 중에 고민하다가 두 개 다 못 사게 하는 바람에. 터치를 언제 또 오퍼 받아보겠나 해서 터치로 구매했었어요.

포쉐트가 너무 오퍼가 적어서 지금까지 두고두고 저 때 두 개 못 사게 했던 게 너무 아쉽지만 제가 샀던 터치가 바디는 노빌로라고 생산량이 적은 독특한 가죽이고 하드웨어도 로즈골드여서 현재까지 만족하며 사용 중입니다.

2019년 하반기

이건 그다음 방문 때 오퍼 받았던 리스트인데요. 아. 이때 켈리 25로 로즈포푸레를 사야 했는데. 근데 그땐 왜 그게 작아 보였을까요?

이때까지 어떤 매장에 가도 포푸레를 오퍼를 주길래 ‘늘 있는 인기 없는 컬러인가 보다’ 해서 패스했었는데 그땐 몰랐어요.

시즌 컬러는 한번 놓치면 오래 못 볼 수도 있다는 사실을. 그때부터 지금까지 포푸레를 기다리고 있습니다.

나머진 그냥 딱히 원하는 게 없어서 켈리 28 셀리에 로즈 익스트림으로 샀었는데 제 몸에 너무 커서 결국 그 아이는 유일하게 제가 샀다가 리셀했던 쿼터백이 되었습니다.

2019년에 배운 점

시즌 컬러는 한번 놓치면 언제 다시 마주칠 지 모르니, 기다리는 스펙이 클래식 컬러더라도 마음에 드는 시즌컬러 스펙을 오퍼 받으면 바로 구매하자! 클래식은 언제든 살 수 있다!

2020년

가장 먼저 오퍼 받았던 리미티드 “Miss you" 켈리는 다른 고객이 패스하면 줄 수 있다고 해서 기다렸는데 그 고객이 구매하는 바람에 저한테까지 오지 못했어요.

근데 지금 와서 보면 그때 인연이 닿지 않았던 게 오히려 잘 된 것 같아요. 이후 보시면 오퍼는 되게 많이 받았었는데 다 뭔가 하나씩 어긋나서 예를 들면 사이즈가 25가 아니고 30이라든지 금장이 아니고 은장이라든지 그런 식으로. 그래서 다 패스하다가 막판에 루즈까삭 켈리를 오퍼 받아서 구매 직전까지 갔었는데 셀러가 실수를 해서 가방이 날아 가 버렸어요.

그래서 이해에는 정말 연말까지 초조하게 기다리다가 12월 30일에 극적으로! 켈리 터치 베르트 사이프레스 28을 구매했었어요. 2018년에 사이즈 때문에 패스하고 두고두고 사이프레스 컬러가 아쉬웠었는데 터치로 받게 되니 너무 좋았네요.

2020년에 배운 점

미루고 미루다가 그해 쿼터를 날릴 가능성이 있으니 너무 연말까지 기다리지 말고 11월 말이나 늦어도 12월 초에는 쿼터를 받아내자!

2021년

21년도엔 쓴 것에 비해 오퍼가 잘 오지 않았는데 중순쯤에 제2번째 셀러가 그만두면서 미니 켈리 블랙 금장을 주고 떠났어요.

사실 2019년에도 같은 스펙을 오퍼 받았었는데 그때는 당시 셀러도 추천을 별로 하지 않았고 저도 그다지 원하지 않아서 패스했었어요. 그리고 솔직히 21년도에 받으면서도 긴가민가했었는데 쓰다 보니 점점 더 좋아지고 왜 사람들이 미니 켈리 하는지 알 것 같더라고요!

2021년에 배운 점

남들이 모두 달려드는 인기템에는 그럴만한 이유가 있으니, 잘 모르겠으면 남들이 모두 사려는 걸 사면 된다.

2022~23년

21년 말부터는 새로운 셀러에게 구매하기 시작했는데 이 친구의 특징은 이것저것 오퍼를 많이 주지 않는 대신 제가 주는 위시 중에서 정확히 하나씩 골라서 오퍼를 주더라고요. 두 번째 셀러는 오퍼는 엄청 많이 주는데 꼭 한 부분이 아쉽게 오퍼를 줘서 매번 거절하기도 미안했거든요.

그래서 개인적으로 지금 셀러가 가장 좋은 것 같아요. 이 친구가 대부분 제 위시에 있던 걸로만 오퍼를 줬기 때문에 패스했던 아이템이 몇 개 없는데 켈리아도랑 루즈아쉬 복스 미니 콘스탄스였어요.

켈리아도는 디자인이 제가 잘 안 메게 될 것 같아서 패스했었고요. 미니 콘스는 복스이기도 했고 제가 예전에 원했던 스펙이어서 고민을 조금 하긴 했었지만 이미 소유하고 있던 루즈아쉬 금장 미니 콘스탄스도 있고 복스는 블랙으로 더 들이고픈 마음이 있어서 패스했습니다.

23년에는 쿼터는 비록 하나밖에 못 받았지만 스오 오퍼를 받아서 좋았던 기억이 있네요.

2022~23년에 배운 점

1. 쿼터백이 밀릴 수 있으니 딱히 원하는 게 아니라면 쓸데없는 아더백 구매는 지양하라.

2. 스페셜 오더에 관심이 있다면 그 사실을 셀러에게 꼭 어필해 두자! 말 안 하면 모른다!

위시리스트 작성 팁

위시는 너무 딱 하나를 정해주면 셀러가 구해줄 때 어려움이 있을 수도 있고 다른 괜찮은 스펙이 먼저 들어왔을 때 셀러가 ‘이 고객은 이건 관심 없을 거야’하고 오퍼 자체를 안 하고 넘어가서 사실은 관심이 있었던 스펙이었어도 놓칠 수 있으므로 우선순위를 적은 위시리스트를 가방종류 / 사이즈 / 컬러 / 선호하는 하드웨어 이런 식으로 너무 많지 않게 대략 2~3개로 추려서 주면 효과적이에요.

다행히 좋은 셀러들과 주변 분들의 조언이 있어서 지금까지 에르메스 6년간 쇼핑하면서 패스하고 심각하게 이불킥을 한 경험은 없는 것 같아요.

그래도 두고두고 아쉬웠던 건 시즌 컬러 놓친 거? 그리고 예쁜 포쉐트 오퍼 받았을 때 가방 한 번에 두 개 못 사게 해서 버킨만 사 왔던 거?

근데 뭐 이건 매장에서 못 하게 한 거라 제가 컨트롤 할 수 있었던 부분이 아닌 것도 있고, 지금 다시 돌아가도 터치 대신 베로네 포쉐트를 할 것 같지 않아서 괜찮다고 위로 중이에요.

‘정말 잘 샀다!’ 하는 건 블랙 은장 포쉐트요!

특별한 이유는 없고 그냥 손이 엄청 잘 가서요. 아무래도 가장 쉽게 여기저기 잘 어울리는 블랙인데다가 캐주얼 하게도 포멀 하게도 코디가 잘 되는 디자인 때문인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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