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시크님들.

오늘은 어디에서도 하지 않았던 악어백을 첫 쿼터로 받은 이야기 소개할게요.

👜 착용한 상품 미리 보기

처녀 시절, 사실 에르메스 브랜드에 크게 관심은 없었어요.

1. 제 기준 올드해 보인다.

2. 내가 추구하는 패션과 맞지 않는다.

3. 버킨백을 받기 위한 보이지 않는 시스템이 있다.

4. 비싸다.

당시 저는 엄마의 컨펌을 받고 쇼핑하던 시기라 엄마 눈에는 분명 저 돈으로 저 가방? 하실 게 뻔하고 아예 탐조차 안 냈고 전혀 관심이 없는 상태였어요. 가끔 사는 샤넬만으로도 충분히 만족스럽기도 했고요!

에르메스 입문기

신랑이랑 결혼하면서 신랑 컨펌을 받으며 쇼핑했고 평소 패션에 이미 안경테만 100개 정도 있을 정도로 너무 관심이 많았던 신랑은 여자들이 가장 좋아하는 브랜드라든지 이것저것 궁금해하기 시작했어요. ​그러던 어느 날, 케이프 코드 시계 사진을 보게 되었고 신랑 약국 오픈 전날이라 엄청 바쁨에도 불구하고 다음 날 바로 구매하러 갔어요.

이때까진 버킨을 살 마음이 전혀 없었어요! 일단 직급이 부점장인 사람이 저희 담당이 되었고, 부점장인지는 몰랐어요. 사복 입고 있었고 응대 귀찮아하길래 명찰 보니 부점장. 둘 다 마음에 들면 바로 고민 없이 하는 성격이라 신랑은 스틸 에토프 가죽 줄 추가, 저는 하얀 악어가죽에 다이아로 결정했어요.

결제하고 나니 명함을 주시더라고요! 전화번호는 없었어요. 에르메스 버킨을 사려면 담당이 있어야 하고 실적템을 사야 하는 그런 일련의 과정들을 모르고 시계를 샀었어요. 집에 가서 명함은 왜 주지? 하고 그냥 버려 버렸어요. 신랑이 매장에서 버킨백이 뭐냐고 묻더라고요. 몇몇분이 들고 계시길래 저것은 버킨이다, 저것은 켈리다 이야기해 줬었고 저건 돈 있어도 못 사 VIP만 주는 거라고 설명을 해줬지만, 신랑은 도저히 이해할 수 없어 하길래 그냥 제가 매장에 직접 가서 물어보라고 했어요.

저는 뭐 손해 볼 게 없으니까 다시 한번 더 오픈런을 했고 잔잔바리인 제 신발, 신랑 티셔츠 등 구매하며 그날 배정받은 담당한테 신랑이 당당하게 물어보더라고요. 버킨백을 받으려면 어떻게 하면 되나요? 담당님이 당장은 힘들고 에르메스 생활을 즐기다 보면 그것에 맞게 가방을 들고 계시게 될 겁니다. 비슷하게 답변했던 거 같아요.

결국 이 말인즉!

에르메스 생활 즐겨라 = 많이 사라

그것에 맞게 = 특정 아이템뿐만 아니라 다 사라

당연히 바로 전화번호는 못 받았지만, 그날 배정된 담당한테 명함 받고 다른 날 또 오픈런 하면서 입장할 때 명함 보여드리며 이분한테 받고 싶다 했더니 기다리라 하더라고요. 보통 고객센터 전화해서 근무 일정 확인한 뒤 가시더라고요. 저희는 그런 것도 모르고 갔는데 다행히 그날 근무한 날이라 만나 뵙게 되었지만 처음 에르메스 하시는 분들은 꼭 전화하고 가세요. 이제 와서 카톡 업로드된 근무 일정표 보면 정해진 휴무가 없어서 운 나쁘면 못 만났을 거 같네요.

이날은 에르메스에 대해 공부도 많이 하고 가서 일단 셀러들이 좋아하는 남성 의류부터 보기 시작했네요! 원하는 셔츠가 있었지만 사이즈가 매장에 없었어요. 에르메스는 타 매장에 물건이 있다고 해도 안 준대서 그런가 보다 했는데 신랑이 골랐던 셔츠는 악성 재고의 냄새가. 그래서 그런지 뭔가 구해줄 것처럼 셀러가 말하더니 결제하고 가면 사이즈를 구해서 연락을 준다고 하여서 그날 셀러 전화번호를 받게 되었고

그다음 방문부터는 카톡으로 예약 후 방문하게 되었어요.

초반 1년 정도는 매주 매장 방문

그때는 해외여행도 불가했던 터라 간혹 국내 여행 갈 땐 출발 전 혹은 부산 도착하고 나서 시간을 예약했던 적이 많네요. 그 정도로 엄청 자주 갔어요. 대략 얼마를 썼다는 기억이 도무지 나지 않는데요. 주로 남성 옷, 여성 옷, 아기 것 위주로 구매했어요. 에르메스는 가족 단위, 특히 아기가 있는 신혼부부 손님을 제일 좋아한다고 합니다. 부부가 함께 에르메스를 하다 보면 아기도 성장 과정에서 자연히 접하게 되고 대를 이으며 좋아하게 될 거라 그렇다는 내용을 어디선가 본 거 같아요.

인기 있는 여성 의류, 그릇 등 전혀 요청하지 않았고 아더백이라고 부르는 가방들 원한다고도 하지 않았어요. 오로지 버킨만! 이제 좀 버킨 줄 때 되지 않았나 하는 시기에 담당이 남성 시계 하나 보여주면서 관심 있으면 보러 오라 했고 결국 보는 것에 그치지 않고 구매하기로 했어요.

구매 결정 의사 전달했을 때 셀러가 혹시 저보고 악어버킨은 어떠시냐 물었고 그게 저의 첫 버킨이 되었습니다. 아마 시계가 악어버킨을 받게 해주지 않았나 싶어요. 시계를 사지 않았다면 일반 가죽 버킨을 받았을 거 같아요. 금액대가 6,700만 원 정도였던 기억이 나네요.

제 것이 아니라 잘은 기억 안 나지만 시계 판이 23번째 운석 어쩌고 했는데 한정판이었어요! 바쉐론 콘스탄틴 매장 방문했을 때 매니저님이 잡지에서 보고 실물로 처음 본다고. 신랑이 말하길, 최애 시계는 아니지만 버킨을 받는 데 도움이 된다면 기꺼이 사겠다고 했었어요. 그래도 신랑이 마음에 들어 해줘서 정말 고마웠고 별 탈 없이 악어버킨을 받을 수 있었습니다. 시계는 디파짓 걸어두고 본사 승인 기다리는 중이었고 매장 측에서 시계랑 버킨은 같은 날 구매하도록 해줬어요.

첫 쿼터로 받은 악어 버킨

에르메스 버킨 베통 30사이즈 엘리게이터 와니.

구매 금액 대략 6,600만 원 정도(2022년).

참은 하나에요. 버킨 받을 때 담당이 따로 챙겨준 참 하나. 참이나 트윌리에 크게 욕심 없어서 권해주면 사고 아니면 말고 하다 보니 지금 3개 정도 밖에 없네요. 처음에는 내 악어버킨 너무 소중했었는데 이런 소중한 곳에 떡뻥이라니 하면서 찍어봤어요.

​첫 버킨을 악어가죽으로 받아서 그런지 특수피 아니면 심심한 느낌 때문에 싫더라고요. 그렇다 보니 다양한 가방이 많은 거 같아요.

아띠랑이

아띠랑이

목록